초견(악보를 처음 보고 바로 연주할 수 있는 능력)의 피아노 악보를 접할 때, 계이름보다는 박자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하지만 피아노를 배우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악보를 폈을 때 우선 계이름 보기가 어렵지 않은지 계이름이 어딘지 건반에서 찾기에 바쁩니다.
초견에서 왜 박자를 먼저 봐야 할까요? 음악의 본질을 파악하고 박자를 먼저 봐야 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것은 좀 더 악보를 쉽게 읽게 하고 초견을 좋게 함으로써 피아노 연주의 즐거움에 한 발짝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음악의 본질, 음악은 시간과 밀접한 예술
음악은 시간에 많은 제약을 받습니다. 미술관에 미술 전시 작품을 감상하러 갈 때와 음악회의 연주를 감상하러 갈 때를 비교해 보시면 쉬울 거예요. 유명한 미술 작품은 관리를 잘한다면 작품의 이동도 가능하며 오랫동안 전시회에서 실물을 접할 수 있고 작품 소장의 가치도 있습니다. 바로 유형 예술입니다.
그런데 음악회의 연주 시간은 단 한번. 음향 기술이 발달하여서 미디어로 보관하고 들을 수 있지만 약속된 그 연주 시간을 놓치면 현장의 생생한 그 연주를 감상할 수 없습니다. 음악은 템포(tempo 빠르기)와 박자라는 틀 안에서 특정한 장소에서 시간의 제약을 받으며 그 시간의 단 한 번의 소리 표현으로 작품을 완성합니다. 무형의 예술인 것이죠.
모든 곡은 연주 시간이 있고 분과 초로 나타냅니다. '나비야'를 부른다면 지금 '나' 하고 아무 때나 '비'를 부른 다음, 내일 '야'를 부르는 것은 음악이라고 할 수 없겠죠. 여기서 바로 시간의 필요성이 느껴집니다. 음 하나하나 제 타이밍에 맞게 소리를 내어야 합니다. 이처럼 음악의 본질, 음악은 일정한 박자와 리듬에 맞춰 소리로 표현하는 시간과 밀접한 예술입니다.
박자를 계이름보다 먼저 봐야 되는 이유
그러면 박자를 계이름보다 먼저 보아야 되는 이유는 뭘까요?
계이름 위주로 악보를 보다가 박자를 놓치게 되면 어떤 음악인지, 이도저도 아닌 연주가 될 수 있어요. 특히, 모르는 곡의 악보를 연주할 때는 어떤 노래인지 파악이 안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연주의 흥미를 떨어뜨리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계이름 '솔'을 보고 건반을 누른 후 뒤늦게 박자를 보면 타이밍과 음의 길이를 놓치게 됩니다.
모든 음들이 박자에 맞춰 제 타이밍에 나와야 그 음악이 작곡가가 의도한 음악에 가깝게 접근 하는 것입니다. 모르는 곡이 비로소 어떤 음악인지 이해가 되는 것이죠.
그런데 음들을 박자에만 딱딱 맞춘다면 아무리 아름다은 소리로 표현했다고 할지라도 기계가 내는 소리와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점점 느려지기도 하고 빨라지기도 하거나 루바토(rubato)처럼 연주자의 의도로 템포를 빠르게 하거나 느리게 해서 유연함을 더해 표현 전달을 해야 합니다. 모든 음들은 템포와 박자에 따라 움직이면서 곡의 느낌과 의미를 전달합니다.
박자를 계이름보다 먼저 보는 것은 특히, 모르는 곡을 처음 연주할 때 어떤 곡인지 짐작하고 알 수 있게 하는 음악의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입니다. 결국은 시간적인 예술이라는 음악의 본질에 가깝게 연주하는 것이고 곡의 성격, 분위기나 작곡가의 의도에 접근하며 연주하는 것입니다. 물론, 음의 볼륨과 소리의 톤, 셈여림, 아티큘레이션, 프레이징으로 다양하게 곡의 의미, 성격을 나타내는 것도 간과하면 안 되겠죠.
맛있는 음식을 예쁜 그릇에 담아 보기 좋게 먹는 것처럼 박자라는 틀, 그릇 안에서 리듬에 맞춰 한음 한음 유연하게 음악의 소리로 표현을 합니다. 악보를 처음 읽을 때는 더욱 박자에 맞춰서 확인한 후에 계이름을 포함해 모든 음악의 요소들을 표현합니다. 모든 음악적인 표현들 하나하나가 템포와 박자 안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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